20141110 세계일보 ‘서울의 추억’을 지킨다

20141110000037_0

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63년간 자리를 지킨 헌책방 ‘대오서점’, 1970∼80년대에 국빈 접대와 정치회담 장소로 명성을 떨쳤던 성북동의 ‘삼청각’, 1980년대 학림사건의 발원지이자 예술계 인사들의 사랑방이었던 혜화동의 ‘학림다방’. 이름만 들어도 어떤 곳인지 알 만하다. 문화적인 가치가 높거나 이름을 알린 이런 곳들에 대해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이유로 시민들의 주목받지 못했거나 방치돼 훼손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 많다.

서울시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역사적 가치가 큰 이 같은 유·무형의 근현대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보전 체계를 마련한다.

서울시는 시민 주도로 근현대 유산을 발굴, 확대·보전하고 시민과 더 많이 공유하기 위한 ‘미래유산 보전 종합계획’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본격시행한다고 9일 밝혔다. 서울시 미래유산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등록·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유무형의 근현대 유산 중 미래유산보존위원회의 심의와 소유자의 동의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.

먼저, 시는 내셔널트러스트 관련 민간단체가 미래유산을 매입할 경우 비용의 최대 50%를 지원한다. 시는 올해 한국내셔널트러스트, 김수근문화재단 등 6개 단체를 선정해 9500만원을 지원한 데 이어 내년부터 예산을 확대 편성할 계획이다. 또 미래유산 보전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를 공모해 사업비를 지원하고 ‘1사1유산 캠페인’을 벌여 기업의 사회공헌을 유도할 계획이다. 시가 지원한 미래유산은 관광 코스로 개발되거나 체험 프로그램과 결합하는 등 관광상품으로도 활용될 방침이다.

발굴된 미래유산을 보전·관리하기 위해 디지털 보관소 등 관리체계도 구축된다. 시는 ▲미래유산 제안 ▲미래유산 설명 및 제도 소개 ▲관련 기사 ▲관광코스 및 체험정보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포털사이트 디지털아카이브(futureheritage.seoul.go.kr)를 운영할 계획이다. 또 미래유산보존위원회는 유산 보존의 시급성과 가치 등을 판단해 ▲원형 보전 ▲부분 보전 ▲이축 ▲표석 설치 등 보전 전략을 제시하게 된다.

학림다방

시는 미래유산에 대한 시민 홍보를 강화해 시민 공감대를 넓히고, 관광자원화를 촉진할 방침이다. 내년 상반기 중 미래유산 보전과 관련한 조례를 제정해 행정적 지원을 제도화하기로 했다. 아울러 ▲민간 ▲시민단체 ▲공공부문(시)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민·관 거버넌스도 추진한다.

시는 시민 공모로 미래유산 제안을 받아 1만5000건 중 윤극영 가옥, 김수영 시비, 장충체육관 등 총 296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. 이창학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“미래유산은 우리와 수십년간 함께해온 추억이 묻어 있는 소소한 것들에서 찾을 수 있다”며 “미래유산이 100년 후에도 미래세대와 공존할 수 있는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해 나갈 것”이라고 말했다.

김준영 기자 papenique@segye.com

Leave a Reply

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. 필수 입력창은 *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.

다음의 HTML 태그와 속성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: <a href="" title=""> <abbr title=""> <acronym title=""> <b> <blockquote cite=""> <cite> <code> <del datetime=""> <em> <i> <q cite=""> <strike> <strong>